천 개의 숨결
모든 것의 마지막에 모든 것의 시작이 선명해졌다.
그 때 선명해진 건 나의 숨결이었다. 다가오는 마지막을 기다리며 내가 생각한 건, 마지막이 오기 전에 내 숨결을 담아 당신에게 건네고 싶다는 것이었다.
다행히 마지막은 내게 도착하지 않았다. 정신을 차린 나는 그렇게 나의 숨결을 작업에 담아내기 시작했다.
당신이 있는 내 세계는 꽃밭이었다. 우리는 그 꽃밭에 있었던 것이었고, 나는 내 숨결로 우리의 풍경에 영원한 생동을 불어넣는 것, 그것이 내 마지막이 오기 전까지 내가 해야할 유일한 행위라는 것을 당신께 말하고 싶었다.
내 보기에 바르지 않은 세상인 걸 알면서도 내가 살아야 하는, 살아 내려는 이유는 당신이었습니다.
그런 당신께 무언가 바치고 싶었습니다. 그것은 내가 내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을 무언가. 그것을 당신께 바치고 싶었습니다.
나의 선물은 나의 숨결입니다.
이 숨결을 받아 주소서.
당신, 내 신의 선물이시어.